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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<초대작가 동화>이상교-얘들아, 나와서 놀자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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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작성자 운영자
    댓글 댓글 0건   조회Hit 2,184회   작성일Date 12-11-02 12:59

    본문

    (인터넷 및 미디어중독 예방 창작동화)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<초대작가 작품>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얘들아, 나와서 놀자!

     

    작가 이 상 교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여긴 푸른 별 아파트 놀이터야.

    놀이터에는 별별 놀이기구가 다 있지. 그네는 물론, 시이소, 미끄럼틀, 그물망 매달리기도 있어.

   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놀이터에는 나와 노는 아이들이 별로 보이질 않아.

    ‘이상하네. 푸른별 아파트에는 아이들이 없는 걸까?’

    놀이터 위를 지나던 해님이 고개를 갸웃거렸어.

    ‘아이들이 있는 걸 베란다 창으로 보았는데...’

    베란다 건조대에 아이들 옷이 걸려 있는 걸 자주 보았어. 알록달록 작은 양말, 리본이 달린 예쁜 속옷도 말야.

    ‘모두 유치원에 가지 않았으면 제 방 의자에 책이라도 보는 걸까?’

    해님은 이 생각, 저 생각에 고개를 갸웃거리다 서산 너머로 넘어가곤 했지.

    그런 어느 날 해가 꼴깍 넘어갈 쯤이야.

    해님이 가지고 다니는 휴대폰이 따르릉 울렸어.

    참, 예전에는 해님은 휴대폰 같은 걸 가지고 있지 않았어. 그런데 세월이 변해 해님도 휴대폰 같은 걸 갖게 되었다는 거야. 해님 뿐 아니라 달님도 별님도 원한다면 모두 갖게 되었지.

    “여보세요! 누구신가요?”

    전화를 걸어온 것은 다름 아닌 달님이었어.

    “으응, 난 달인데...”

    달님 목소리는 기운이 하나도 없었어. 해님은 무슨 일인지 물었지.

    “나는 오늘 밤 떠오를 수 없을 것 같아. 어쩌면 내일도. 그래서 부탁인 데.. 구름에게 하늘 좀 가려 달라고 말해 줘.”

    오늘 밤이라면 둥그렇고 환한 보름달이 뜰 차례야.

    “뭐라고? 그건 말도 안돼!”

    해님은 저도 모르게 버럭 소리를 지르고 말았지. 그리고 이어서 말했어.

    “네가 밤낮으로 인터넷 게임을 한다더니, 그 말이 정말이었구나!”

    해님의 호통에 달님은 한 마디도 대답도 못했어.

    “소식이 없었던 사이, 넌 게임에 빠져 있었던 거로구나.”

    “... 응, 얼굴은 새하예지고 두 눈은 새빨개지고 말았어. 누구라도 날 보면 무서워 달아날 거야. 꼼짝않고 게임만 해선지 온몸이 딱딱하게 굳 었어. 손가락만 달달 떨리고 말야.”

    달님은 마침내 흑흑 흐느껴 울었어.

    “알았어. 이번 딱 한번만 봐줄게. 대신 휴대폰이든 컴퓨터든 게임에서 벗어나기 바래. 하나님한테 이르기 전에 말야.”

    “으응, 고마워!”

    그런데 고개를 쳐든 달님 얼굴을 본 해님은 기절할 듯 놀라고 말았지.

    왠 줄 아니? 동그랗지 않으면 반쪽달 아니면 초승달일 달님 얼굴이 네모나 있는 거였어. 해님은 너무도 놀라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지.

    “왜 그러니? 내 얼굴에 뭐라도 묻은 거야?”

    달님이 물었어.

    “너, 넌 네, 네 얼굴이 네모가 된 걸 모, 모르니?”

    해님은 저도 모르게 말을 더듬었어.

    달님 얼굴이 네모가 된 걸 누구라도 본다면 놀랄 것이 분명해. 해님의 말에 달님은 제 얼굴을 손으로 더듬어 보았어. 해님 말은 정말이었어. 한쪽으로 조금 긴 네모가 된 거였어. 두 눈도 귀도 입도 코도 네모 모양이 되어 있었어.

    “엉엉, 이 일을 어쩌면 좋아! 틈만 나면 네모난 텔레비전을 보는 건 물 론, 네모난 컴퓨터, 휴대폰의 네모 화면의 인터넷에 빠져 있어선 거 야!”

    해님은 엉엉 소리내 우는 달님을 한참이나 바라보았어. 그러다 천천히 입을 열었지.

    “계속 인터넷 게임 따위에 빠져 있게 된다면 넌 네모난 화면 속으 로 빨려들어가게 될른지도 몰라. 세상 밖으로 영영 빠져 나올 수 없게 될른지도 모른다니까.”

    울고 있는 달님이 딱했지만 따끔하게 말해 주어야 할 것 같았어.

    “...게임에 빠지는 버릇을 없이하면 도로 동그래질까, 전처럼 하늘을 미 끄러지는 것처럼 달리게 될까, 손가락은 달달 떨리지 않게 될까?”

    “물론이야! 전처럼 구름 속에 숨었다 나왔다, 숨바꼭질 놀이하는 게 좋 아. 잔잔한 연못물에 풍덩 들어가 헤엄치기도 재미있지 않니?”

    * *

    다음 날이야.

    다른 날처럼 해님은 놀이터 위를 지나가게 되었지.

    놀이터는 노는 아이들로 시끌벅적했지. 아이들 얼굴을 모두 동그랬고 말야.

    “휴우, 다행이야! 난 아이들이 컴퓨터나 제 엄마 휴대폰을 빌려 인터넷 게임에 빠져 있는 것 아닐까, 걱정했었는데.”

   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 목소리가 해님 귀까지 올라왔어.

    동그란 얼굴로 해맑게 웃는 아이들 웃음소리가 말야. (*)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*초대작가 이상교 약력

     

    서울에서 태어나 강화에서 성장했습니다. 1973년 소년 잡지에 동시가 추천 완료되었고, 197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부문 입선, 1977년 조선일보,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부문 입선 및 당선되었습니다. 지금은 한국동시문학회 고문과 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를 겸하고 있습니다. 지은 책으로 동화집 <댕기 땡기>, <처음 받은 상장> 등이 있으며 동시집으로는 <살아난다 살아난다>, <먼지야, 자니?> 등이 있고, 그림책으로 <도깨비와 범벅장수>, <노란 똥 책벌레> 그밖에 여러 권이 있습니다. 세종 아동 문학상과 한국출판 문화상 등을 수상했습니다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*본 창작동화는 초대작가께서 인터넷중독에 예방교육의 하나로 어린이들의 정서함양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동화를 쓴 작품으로 색동회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습니다. 본회가 주관하는 ‘인터넷 및 미디어중독예방’제1회 전국 어린이동화구연대회 참가 동화자료로 사용될 수 있으나 그 외 , 본 자료를 무단복사 배포할시 민사상 손해 배상 책임을 지며,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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